6년 9개월의 침묵을 깬 18번 홀 버디 | 이정은, 엡손투어 IOA 골프 클래식 우승이 남긴 것
이정은6 엡손투어 우승
이정은6 IOA 골프 클래식
이정은6 LPGA 복귀
엡손투어 레이스 포 더 카드
LPGA 2부 투어 우승
이정은6 스윙 교정
이정은6 US여자오픈
이정은6 전지원
엡손투어 LPGA 시드
이정은6 2026
⛳ 골프에서 가장 무서운 건 슬럼프가 아닙니다.
실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감이 사라지는 것. 그게 선수를 가장 오래, 가장 깊이 괴롭힙니다.
2026년 3월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롱우드의 알라쿠아 컨트리클럽. 이정은은 18번 홀(파3) 그린 위에서 약 60c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는 순간, 6년 9개월이라는 시간이 비로소 끝났습니다.
엡손투어 IOA 골프 클래식. 최종합계 13언더파 200타. 전지원을 1타 차로 따돌린 진땀 우승.
2019년 US여자오픈 이후, 이정은의 이름 옆에 '우승'이라는 단어가 다시 붙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 메이저 챔피언이 왜 2부 투어에 있는가
이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2019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정은은 LPGA 투어 루키 시즌에 US여자오픈이라는 최고의 메이저 대회를 제패했습니다.
그해 톱10만 10차례, 상금 랭킹 3위, 그리고 신인상까지. '핫 식스'라는 별명답게 뜨거운 시즌이었습니다.
하지만 골프는 직선으로 흐르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시즌
|
톱10
|
상금 랭킹
|
|
2019
|
10회
|
3위
|
|
2020
|
1회
|
57위 (코로나)
|
|
2021
|
8회
|
13위
|
|
2022
|
5회
|
42위
|
|
2023
|
1회
|
75위
|
|
2024
|
-
|
하락
|
|
2025
|
-
|
124위
|
2023년부터 성적이 급락했습니다.
2025시즌은 상금 랭킹 124위에 머물며 정규투어 시드를 잃었습니다.
12월 Q-시리즈(퀄리파잉 토너먼트)에도 도전했지만 공동 45위로 시드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보통 이쯤 되면 한국 선수들은 국내 투어 복귀를 택합니다.
하지만 이정은은 달랐습니다.
"미국에서 못하는 선수가 국내에서 잘할 수 있겠느냐"라는 단호한 마인드로 LPGA 2부 투어인 엡손투어에서 백의종군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 엡손투어, 그리고 '레이스 포 더 카드'
엡손투어는 LPGA의 공식 2부 투어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단 하나.
'레이스 포 더 카드(Race for the Card)' 포인트입니다.
시즌 종료 후 포인트 랭킹 상위 10명은 다음 시즌 LPGA 정규투어 카테고리 9 시드를, 11~15위는 카테고리 16 자격을 받습니다. 즉, 엡손투어에서의 성적이 곧 LPGA 복귀 티켓인 셈입니다.
이번 IOA 골프 클래식 우승으로 이정은은 500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우승 상금 3만 달러(약 4,500만 원)보다 이 포인트가 훨씬 값진 이유입니다.
2026시즌은 총 19개 대회가 예정되어 있고, 시즌 초반에 500포인트를 쌓았다는 건 2027 LPGA 정규투어 복귀에 강력한 청신호를 켠 것과 같습니다.

⛳ 경기가 달라진 건, 스윙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정은은 우승 인터뷰에서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작년에 LPGA 투어 카드를 잃어버렸다.
몇 년 동안 스윙이 답답했는데, 새로운 스윙 코치를 만났고 많이 나아지고 있다."
몇 년간 이어진 부진의 핵심에는 스윙 문제가 있었습니다.
2023년부터 시작된 스윙 교정 과정은 선수에게 가장 힘든 시간이기도 합니다.
스윙을 바꾸는 동안에는 결과가 나오지 않고,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자신감이 흔들리고, 자신감이 흔들리면 스윙이 더 불안해지는 악순환.
하지만 새로운 코치를 만난 뒤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 변화는 숫자로 드러났습니다.
사흘간의 라운드별 스코어를 보면
|
라운드
|
스코어
|
순위 변동
|
|
1R
|
4언더파 67타
|
공동 5위
|
|
2R
|
3언더파 68타
|
공동 1위 ⬆️
|
|
3R
|
6언더파 65타
|
단독 1위 🏆
|
특히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7개를 몰아치며 6언더파를 기록한 것은 단순한 행운이 아니라 교정된 스윙이 실전에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증거입니다.

⛳ 11번 홀까지 4타 뒤졌다, 그리고 뒷심
이번 우승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은 후반에 있었습니다.
최종 라운드, 11번 홀까지 이정은은 전지원에게 4타 뒤져 있었습니다.
전지원은 이날 무려 8언더파 63타를 쏟아내며 맹추격을 했고, 13번 홀 이글과 14번 홀 버디를 연달아 기록하며 단독 선두에 올라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정은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7개 홀에서 5타를 줄이는 뒷심.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18번 홀, 파3, 116미터.
이정은은 처음에 9번 아이언을 잡았다가 피칭 웨지로 클럽을 바꿨습니다.
풀 피칭 웨지 샷.
공은 홀 약 60cm 앞에 떨어졌고, 그녀는 그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했습니다.
우승 인터뷰에서 그 순간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버디를 잡으면 우승할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116미터 거리에서 9번 클럽 컨트롤 샷이나 풀 피칭 웨지 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
피칭 웨지로 바꿔서 풀 샷을 했더니 성공했다."
극한의 압박 속에서 클럽 선택을 바꿀 수 있는 판단력.
이것이 메이저 챔피언의 내공입니다.

⛳ 캐디도 없이, 트레이너와 함께 뛴 사흘
이번 대회에서 한 가지 더 눈에 띄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정은의 캐디백을 메고 있던 사람은 전문 캐디가 아니라 그녀의 트레이너이자 매니저였습니다.
우승 인터뷰에서 이정은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번 주에 혼자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날씨가 너무 덥고 습했다."
엡손투어는 LPGA 정규투어와 달리 환경이 열악합니다.
총상금 20만 달러. 우승 상금 3만 달러.
전문 캐디를 대동하기 어려운 경제적 현실 속에서 트레이너와 함께 뛴 이 사흘은 이정은이 지금 어떤 마음으로 골프를 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되돌아가겠다는 각오. 그 하나로 버티고 있다는 것.
이번 우승으로 엡손투어 포인트 랭킹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시즌 내내 꾸준한 성적을 이어간다면 2027 시즌 LPGA 정규투어 복귀는 충분히 현실적인 목표가 됩니다.

⛳ 앞으로의 길 - 월요예선, 그리고 다시 LPGA
이정은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이런 말도 남겼습니다.
"저는 매주 월요일 퀄리파잉(월요예선)에 참가해야 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LPGA 투어에서 다시 뛰고 싶다."
월요예선(Monday Qualifier)은 LPGA 정규투어 출전 자격이 없는 선수가 매주 월요일에 치르는 예선입니다.
여기서 통과해야 그 주 LPGA 대회에 나갈 수 있습니다.
메이저 챔피언이 매주 월요일 예선전에 나서야 하는 현실.
그게 지금 이정은의 위치입니다.
LPGA 투어 포티넷 파운더스컵 대회 개막을 앞둔 17일 대회 코스에서 치러진 18홀 월요예선에서 이정은은 4언더파 68타를 적어 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예선 상위 2명에게만 주어지는 본선 출전권을 자신의 몫으로 만들었고, 샷 감각과 경기 운영 능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 '핫 식스'의 샷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이정은의 이번 우승을 보며 이미향 선수의 블루베이 LPGA 우승이 떠올랐습니다.
8년 8개월이라는 긴 공백 끝에 다시 트로피를 든 이미향처럼, 이정은도 6년 9개월이라는 시간을 통과해 다시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골프라는 종목이 원래 그렇습니다.
잘 치는 선수는 많지만, 다시 올라오는 선수는 많지 않습니다.
이정은은 누구보다 성실하고 끈기 있는 선수입니다.
스윙이 답답해도 포기하지 않았고, 시드를 잃어도 국내로 돌아가지 않았고, 2부 투어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우승 상금 3만 달러는 작년 US여자오픈 공동 51위 상금보다도 적은 금액입니다.
하지만 이 우승의 무게는 그 어떤 상금으로도 환산할 수 없습니다.
자신감. 그것을 되찾은 것이 이번 우승의 진짜 가치입니다.
앞으로 남은 엡손투어 시즌, 그리고 매주 월요예선.
이정은의 여정은 여전히 험난하지만, 18번 홀에서 피칭 웨지를 꺼내 든 그 순간처럼 결정적인 장면에서 흔들리지 않는 선수라는 걸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핫 식스'의 샷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
🏆 이정은 선수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관련 글 추천
8년 8개월의 기다림 끝에 다시 열린 시간 | 이미향, 블루베이 LPGA 우승이 특별한 이유
LPGA 이미향 우승이미향 블루베이 LPGA이미향 LPGA 통산 3승LPGA 8년 만의 우승이미향 시드권LPGA 베테랑 우승한국 선수 LPGA 우승LPGA 아시아 스윙LPGA 블루베이 대회이미향 골프 커리어 ⛳ 골프에서는
parisfar.tistory.com


딜팡 - 300만 골퍼의 골프 용품 쇼핑몰! 100% 정품 최저가 도전!
고급 브랜드 골프클럽부터 골프웨어까지 정가 파괴!눈여겨 보던 골프장갑, 골프거리측정기, 골프백, 골프공, 골프화, 딜팡만의 특가를 확인하세요!
m.dealpang.com
🙂골프용품 딜팡파트너스로 소정의 수수료가 발생합니다.